Sunday, October 21, 2007

안부편지

Schrijvende vrouw met dienstbode

할머니, 잘 계세요? 새로 가신 그 곳은 맘에 드시는지요?

제가 유학길에 오기전에 할머니를 뵌게 마지막이니, 할머니를 못뵌지 어느덧 7년이 넘었습니다. 시간이 참으로도 빠르게 느껴지는게 할머니의 맛있는 부침게를 매일 먹을 수 있을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다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군대도 현역으로 입대, 제대하였고, 대학에서도 전공을 두번이나 바꾸었고, 졸업도 두어달 남았습니다. 항상 어리게만 느껴지던 동생도, 유학생활을 마치고, 군대에 입대했고, 현용이형과 화용이 모두 무사히 군대를 마쳤습니다. 주영이 누나는 이미 오래전에 결혼을 했고, 정훈이 형은 6년전쯤 한번 봤었는데 멋있는 남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할머니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 지난 14년간 제 마음속 깊숙히 비밀로 꼭 꼭 감춰놨던, 제 잘못 사과드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그날 할머니께 소리지르며 할머니 마음 아프게 한 것, 지금까지 실수가 아닌 고통으로 제게 남아있었습니다. 할머니께 용서를 빌어야지 생각했지만, 어느덧 할머니께 용서를 구하기엔 늦은 것 같아서, 아마 평생 제게 교훈으로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괜찮은게 적어도 제가 죽을때까지 할머니를 잊지 않을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할머니 그때 정말 죄송합니다. 아버지에게도 그때 그 일을 말씀드리고 싶지만, 아직까지는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할머니가 편안한 곳에 계시다고, 그렇게 믿고 싶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간 그곳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다는 것 외에는 너무 외롭고 차가워 보였습니다. 우리 할머니가 정말 거기에 계시는 것이 맞나 하는 의심마져 들었었습니다. 할머니 장례식때 가보지도 못해서, 제 눈으로 본적이 없어서 아직도 꿈처럼 그렇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힘들어 하셔서 차마 정말 이곳이 할머니가 계신 그곳이냐고 묻고 싶어도 묻지 못했습니다.

할머니.. 어디에서 할머니 이름을 불러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디에 계신지요? 너무나도 뵙고 싶습니다. 할머니가 다시 오실 수 없다는 것 잘 알기에,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제가 할머니를 뵐 수 있을날이 오는 그때, 할머니가 제 인생은 어땠냐고 물으실때, 할머니 앞에 챙피하지 않도록 그렇게 앞으로의 제 삶, 부끄럽지 않게 노력하겠습니다.

할머니.. 이젠 정말 할머니 목소리를 못 듣는 것인지요? 한번만 더, 할머니가 제 이름을 불러주시면 좋겠습니다. 너무 죄송합니다 할머니... 제가 할머니께 저지른 실수, 부모님께, 동생에게는 안그러도록 하겠습니다. 할머니, 곧 만날 그날까지 평안하세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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