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길, 역시나 그랬듯 게다가 비까지 와서 그런지, 추가로 멀리 이사까지 하는 바람에 차가 많이 막혀서 3시간이나 걸렸다. DC를 벗어나는데만도 한시간쯤 걸린 듯 싶다. 이런 비오는 날, 창밖을 보고 있으면서 많은 생각들이 났다. 가장 궁금했던 그 하나는, 그때의 하늘도 지금과 같았을까 하는 것이다.
어제의 하늘, 지난달의 하늘, 작년의 하늘, 그리고 내가 돌아가고 싶던 그 순수하던 시절의 하늘.. 모든게 같은 하나의 하늘이었지만, 그렇게도 달라 보이는 지... 하늘을 보고 있자면, 방황을 하게 되던 4월.. 이제는 사무실에서 아침, 점심도 다 챙겨먹고, 창밖을 볼 수 있는 여유조차 없으니 내게 보이는 하늘은 분명 틀린 것이었을 것이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하늘 하나만 봐도 가슴이 뭉클하고, 설레였던 그 시절.. 파란 하늘에 작은 구름 한조각 그리고 시원한 바람에 파르르 떨리는 나뭇가지와 짙은 초록색 나뭇잎을 보고 있자면,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세상 어디보다 아름다운 그곳에 있는 것 같았다. 나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고, 나의 눈을 행복하게 만들고, 나의 살결 하나하나를 따스하게 그리고 시원하게 만든다면, 그곳이 천국이 아니고 어디일까?
내게 기억남는 천국은 하늘나라도, 미국도 아닌, 나의 모교에 있었다. 97년 초여름, 창밖으로 부는 시원한 바람에 흔들리는 하얀 커튼, 그리고 흔들리는 커튼 사이로 보이는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나뭇잎, 그리고 황토색의 운동장과 파란 하늘.. 태양의 따시한 빛살은 책상을 통해 내 눈을 부시게 하고, 그 책상에 앉아 조용히 눈을 감으면, 어머니의 품처럼 좋기만 했었다.
사람들이 천국은 어디고, 어떻게 생겼다 말하지만, 사실 천국은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삶의 여유가 아닌가 싶다. 그렇게 본다면 천국과 지옥으로 가는 것은 마음먹기가 절반인데, 대부분 사람들이, 특히 대도시의 사람들이 스스로 지옥을 택하고 있는 것은 역시 마음의 천국보다는 물질적 천국을 원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나는 내가 말한 천국에 적어도 한동안은 절대 못갈 것 같다. 그러기에 내게있어서 그 여유는 바로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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