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October 22, 2009

기억 1. 신길동

내가 가진 가장 오래된 기억은 가족과 저녁먹는 상에서 일어난 일이다.
몇살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예전에는 집도 방한칸밖에 없었고, 옷장도 천과 지퍼로된 옷장이었다.
그 좁은 방에 아빠, 엄마와 셋이 살았다. 동생은 내 기억에 친척집에 맞겨져 있지 않았나 싶다.

방이 좁으니 식탁이 있을리 없고, 저녁은 항상 상에 차려져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저녁을 먹는데, 세살 됐을까 하는 내가 '시팔'이라고 욕을 한것이다. 이유는 모르겠고, 신길동 공사장에서 소꼽장난하며 놀다보니 배운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이후로 아빠에게 꽤나 혼났던 것 같다.

다른 기억은 내가 집나갔을때 기억이다. 아마 4-5살때가 아닐까 싶다. 건축현장에 있는 시멘트로 된 커다란 하수도관이 설치를 기다리며 널부러져 있었고, 친구들과 나는 그 속에 들어가서 놀고는 했다. 그리고, 할머니가 나를 배웅나오셨었고,.. 세발자전거를(막내 외삼촌이 사줬다 함) 타고 나의 여행은 시작됐다. 그것도 혼자가 아닌 몇놈들을 끌고서.. 출발지는 신길동, 목적지는 '영등포 아빠 가게' 

아마 영등포 근처까지는 간것 같다. 그리고 한 누나에게 물었다.'우리아빠가게 어디있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몇일동안 나를 찾느라 애먹으셨단다.

나와 동생이 좀 커서 이제는 엄마가 데리고 다닐 수 있었다. 엄마와 교회가 끝나고인지 어디를 갔다가 집에 오는길 병아리가 참 이뻐보였다. 나와 동생은 엄마에게 사달라고 졸랐고 엄마가 사준 병아리를 가지고 집에 들어갔다. 신길동 한칸의 좁은 방에서 병아리 밥봉지를 열었는데 아뿔싸, 봉지가 터져버렸다. 밥도 대충주고 병아리도 결국 죽었을 것이다.

내가 더 어렸을적.. 한 두어살때쯤일것이다. 혼자서 겨우 똥을 쌀수 있을즘? 내 기억으로는 집 앞에서 똥을 쌌다. 신문지 위에 똥을 싸고, 신문지로 똥을 딱던 그런시절? 그런데 벌레가 나오는게 아니던가.. (기생충) ㅡ_ㅡ; 그리고 엄마가 막을때까지 내 기억으로는 그 벌레를 가지고 놀았다. 생각해보면, 기생충 매우 신기하지 않던가?

하루는 집에 물이터졌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내가 살던 신길동 집에는 누나 한명이 있었다. 그 누나가 물을 푸고 있던게 아니던가.. 그 산동네에 어떻게 그런일이 생겼는지는 모르지만 물을 펐었다.

신길동 산동네에서 조금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문구점들이 줄줄히 있었었다. 거기서 난 당시 50원 100원쯤 되보이는 장난감 조립 로봇을 흠쳤고, 집에 들어가서 엄마에게 자랑했다. 바로 혼나고, 문방구로 끌려왔고, 돌려주었다. 아주머니는 그러지말라고 사탕 하나쯤 줬던걸로 기억한다. 반성...

동생과 나는 엄마/아빠가 바빠서, 가끔 이웃집에 맞겨지곤 했다. 지금은 찾으라고해도 못찾았을 복잡한 미로길.. 그 집에 맞겨지고, 그 집에는 만화가 나왔다. 시력보호기도 화면 앞에 달려있고.. 그곳에는 누나한명과 남동생 하나가 있었던 것 같지만 기억은 안난다. 내 동생이 뭔가를 부신거 같은데 아마 티비 앞에있는 시력보호기인듯.. 옛기억..

지금은 아틀란타에 계신 외삼촌은 안개속 거리를 걷고 계셨다. 당시 엘레베이터를 처음 타보는 나... 정말 신기했다. 내 상상력으로는 도무지 문이 닫히면, 내 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마법의 박스라고나 할까? 그곳은 성산동,. 우리는 그 집으로 이사가서 꽤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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