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October 18, 2008

도와줄 수 없었다.

나는 월요일 부터 금요일까지는 DC에 있는 한 보험회사에서 회계일한다. 그리고 토요일은 13시간 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일요일은 정장을 입고 다녀야하기 때문에 셔츠를 모두 빨고 말린다. 그리고 방청소와 차청소, 그리고 필요에 따라서 잔디를 깍고 그렇게 개인 정비의 시간을 갖는다. 나가봐야 돈만 쓰기 때문에 가능하면은 바쁘게 지내려다 보니 이렇게 안정된 스케쥴이 나왔다. 피곤하기도 하지만, 이리저리 돈이 많이 필요하고 부모님께 손벌리기도 죄송스러우니 어쩔 수 없다.

오늘은 역시 겜방에 출근하고, 어젯밤 근무자와 교대를 하는데, 날을 새서 그런지 항상 초췌한 모습이다. 나이도 어려서 이제 겨우 20살 된 학생아닌 학생다. 지난번에 제가 어서 집에가서 자야지 왜 안가요? 하고 물으니 버스시간이 한시간 남았다고 했었었다. 그래서 그냥 돈이 없는 학생인가 보다 생각했었다.

오늘은 좀더 자세한 얘기를 했다. 나와 교대를 마치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저녁때 여기저기 흩어진 개인물건을 챙기면서 돈을 새고 있었다.. 그러더니 좀더 있다가 11시쯤 간다고 한다. (9시에 교대였었음) 그래서 왜 11시에 가요 하고 물으니, 지금은 아침이라 익스프레스 버스라 3불이라 돈이 없어서 그렇다 한다. 11시 이후에는 1불이라 한다.. 그래서 내가 피곤하실텐데 그냥 그거 타세요 했더니 가진돈이 2불이 없다고. ㅡ_ㅡ;;

그때까지 저는 이놈은 뭐하는 놈이길래 개념없이 돈도 안챙겨 다니나 생각했었다. 내가 그 나이에 술먹고 돈 없어서 집에 걸어간 그런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산대에서 20불을 꺼내주면서, 내가 이따가 주급받으니깐 그돈으로 매꾸면 되니깐 집에 갔다가 저녁때 달라했다. 그런데, 집에 안들려서 돈 못준다고 안받는다고 한다. 이 도둑놈은 왜 집에 안가나 하고 물으니, 오후에 청소하는 아르바이트를 해야하고 그거 끝나고 라이프타임(헬스클럽+찜질방)가서 잠깐 잠을 자고 샤워한뒤 곧바로 온다고 합다.

아무튼, 그렇다면 그 친구는 어제 저녁부터 내일 아침까지 이틀동안 집에 안들어가는게 되는거다. 안씻나? ㅡ_ㅡ 그래서 왜 그렇게 돈이 없냐고 물었었다. 남자는 돈이 10불이라도 있어야 든든하다고. 사적인 거라 물으면 안되지만, 하도 황당해서 물었었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말하기를 지난 몇달동안 일자리가 없어서 그랬다한다. 왜 없냐 물으니, 신분이 안되서 사람들이 안써줬다고 한다. 어디 한인마트라는데 거기서 일할려고 3번이나 찾아갔었는데도, 신분이 안된다고 안된다했다한다. 신분이 안된다는 얘기는 두개로 축소할 수 있는데, 워킹퍼밋, 영주권 혹은 시민권이 없지만 학생등 합법체류의 경우와, 불법체류인 경우다.

불체라고 말하는 이제 겨우 20살된 친구가, 지난몇달 일을 구할 수 없어서 돈도 다 떨어지고.. 부모님 사정 어려운거 아니깐 말하지도 못해서 그렇게 있었거다. 많이 뜨끔하고 미안한 심정이 들었다. 내가 그 나이에 뭘하고 있었을까 하고 생각하니 내가 욕심쟁이로밖에 안보였다. 어려운 사람들이 있음에도 생각조차 못하고, 좀더 나은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을 부러워하고 내 처지를 한탄했었으니깐... 나도 나름대로 풍족하고 안정된 집안에서 태어나서, 돈걱정 해본적 없으며, 동생도 외국에서 학교를 졸업해서 군대에 있고, 나 역시 외국에서 학교를 졸업해서 회사를 다니고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일종의 졸업/입사선물로 자동차를 선물받고.. ㅡ_ㅡ 게다가 도시 물가가 비싸다고 집에서 한번 정착비를 받은적도 있고.. ㅡ_ㅡ; 사실은 여기저기 여자만나느라 ㅠㅠ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나이들어 불륜되기전에..)

그런데, 나와 같이 미국온지 8년되는 그 친구는 항상 얼굴이 초췌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버스를 어차피 기다려야 한다길래, 내가 제안을 했습니다. 삼십분짜리 아르바이트할 생각없냐고? 그랬더니 좋다고 무슨 아르바이트냐고 묻길래, 제가 교대하자마자 해야하는 청소 (쓸고, 걸레질)를 대신해주면 20불을 주겠다고 했다. 요즘 몸이 않좋아서 일하기 힘들다는 핑계로.. 그 친구는 알았다고 좋다고 했다.. 결국 그 친구를 그렇게 고용아닌 고용을 했다. 알바가 알바일을 대신할 알바를 찾았다는 것도 웃기지만, 돈을 보태주기에도 걱정만 해주기에도 그 친구 자존심이 상해서 더 마음아파할까봐 걱정되기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

물론, 나도 이리저리 나갈돈 생각하면 20불이라도 모으는게 좋지만, 나보다 배가 급한 사람이 있기에, 내게 있어서 20불은 크지 않지만, 다른 누구에게는 필요한 20불이었기에, 그렇게 했다. 그 친구 혼자 청소하는 모습 보기 싫어서 거둘어주면서 그렇게 같이 일하고... 그리고 청소가 끝날무렵, 떡복이를 하나 끓여서 아침 먹으라고 챙겨줬다. 그러면서도 혹시 내가 자존심 건들면 절대 안되는데 하며 조마조마했었다.

아직까지 내가 잘한건지 잘못한건지는 모르겠다. 자존심 상하지 않게 하려고 몸이 않좋다는 핑계로 그렇게 시켰지만, 제가 나이가 많아서 제게 얘기를 못하지만, 자존심 상했던지, 혹은 나를 싫어할지는 모르다. 그 친구가 내가 준 20불짜리를 쪼개서 10불하나 5불하나 그리고 1불짜리로 달라했다. 바꿔주니 내게 10불을 주면서, 자기가 한일이 10불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돈 많이 준다고 그래서 나도 그렇게주는거라고 말했다.

오늘 하루는 조마조마하지만 행복한 그리고 반성이되는 하루가 될 것 같다. 그 친구의 자존심이 상할까 조마조마하면서도, 도울수 있어서 행복한, 그리고 행복한 나의 처지를 비관한 나에 대한 반성등..

20살이면, 항상 꿈이 있고 행복하고 뭘해도 즐겁고 힘이나는 나이가 아닌가 싶다. 나의 경우도 그랬고.. 그런데, 인생에서 그렇게 중요한 20살을 힘들게 보내는 그 친구를 보니, 친동생으로 삼아서라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들었다. 여기저기 일자리 알아봐줘야겠다. 정 안되면, 내가 아르바이트 시간을 줄여서 그 친구에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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